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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번역가 `강주헌` 이야기 - 재미있게 사는 법 (120)

* 영어, 프랑스어 번역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강주헌 님께 어떻게 인생을 재미있게 즐기며 살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이겠죠? 지금부터 강주헌 님의 글을 만나보세요.


<재미있게 사는 법>

삶의 좌우명이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을 가끔 받는다. 나는 “재미있게 사는 겁니다.”라고 대답한다. 상대는 “아, 그렇습니까? 좀 색다르군요.”라고 끝낸다. “왜 재미있게 사는 것입니까? 어떻게 해야 재미있게 사는 것입니까?”라는 질문은 받아본 적이 없다. 어느덧 우리는 ‘왜’와 ‘어떻게’를 잊고 지낸다. ‘왜’는 호기심이고 끝없는 탐구정신의 발판이며, ‘어떻게’는 창의력의 발판인데……. 왜 그렇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야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되살리고,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창의력을 되살릴 수 있을까?
‘재밌다’라는 단어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보자. 일단 사전을 펼쳐보면, ‘재밌다’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감각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아기자기한 맛이나 즐거움이 있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기자기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자. 옛 사람들이 ‘재밌다’라는 단어를 만들 때, 어떤 현상을 두고 그 이름을 붙였을까? 어원을 따져보면 답이 나온다.
영어로 ‘재밌다’는 interesting이다. 이 단어를 뜯어보면 inter + est + ing이다. inter는 ‘관계’를 뜻하는 접두어이다. international(국제의), intercontinental(대륙간의) 등의 단어에서 본 것이다. est는 좀 어렵다. 라틴어의 esse에서 파생된 단어이고, 그 뜻은 영어의 be와 똑같다. ‘존재하다’라는 뜻이다. 일단 존재하는 것을 ‘인간’이라 해 보자. ing는 ‘진행형’을 나타낸다. 이 세 단어를 조합해 보자.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있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이라는 뜻이 된다. 그래야 재미있는 삶이 된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재미있다. 혼자 사는 것은 재미없다. 왜 그럴까? interesting과 관계있는 단어 interest는 ‘관심’이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과 재미있게 지내려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너도 나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질 때, 영어식으로 말하면 관심이 복수가 될 때 ‘이익’이기 때문이다. 은행에 묻어놓은 돈에 이자가 붙듯이,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때 더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 옆 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관심을 가져라. 그래야 재미있고 나에게나 그에게나 이익이다. 물질적 이익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면에서 이익이다.
앞서 창의력과 관심에 대해 얘기했는데, 친구들에게 관심을 갖는다고 창의력이 생기는 것일까?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성경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했다(create). 하느님이 인간을 어떻게 창조했을까? 마법사처럼 ‘인간아, 만들어져라!’해서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자기의 형상대로’ 흙으로 빚었다. 쉽게 말해서 조각했다. 달리 말하면 하느님은 자신의 모습을 ‘모방’해서 인간을 창조했다. 그런데도 성경에서는 ‘창조’라는 단어를 썼다. 요컨대 창조의 출발은 모방에 있다. 모방 없이는 창조도 없다. 옆 친구를 봐라. 배울 점이 없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실패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데 아무리 못난 친구에게서도 배울 점은 있다. 관심을 갖고 다시 봐라. 관심이 호기심의 원천이다. 호기심이 있어야 옆 친구에게서 배울 점을 찾는다. 그래야 모방할 수 있고, 그 모방이 창의력으로 발전된다.
나는 번역가다. 영어책이나 프랑스어책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이 “책을 번역하는 작업은 무척 지루하고 힘들 텐데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재미있게 한다. 번역하는 책을 나와 더불어 사는 친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번역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책을 출판하면 좋을까 기획도 할 수 있는 번역가가 되었다. 왜 그랬을까? 책에서 책을 배웠기 때문이다. 책을 번역하면서 다른 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키워갔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내가 삶의 좌우명으로 ‘재미있게 사는 것’을 택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강주헌 님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브장송 대학에서 수학했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했고, 8년 전부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역서로는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를 비롯해 촘스키의 저서를 중심으로 100여 종의 책을 번역했으며, 현재는 해외 출판물을 한국 출판사에 소개하는 펍헙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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