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행자

월간계획 다운로드 주간계획 다운로드

나를 바꾸는 힘

꿈과 희망을 전하는 나를 바꾸는 힘에서 재미와 감동을 만나보세요. 가슴깊이 남기고 싶은 감동의 메시지를 소중한 친구에게도 꼭 전해주세요!

  • 카툰Feel
  • 선물상자
  • 우리들
  • 우리들
카툰Feel 게시판 상세보기 표
번호 제목
16 신문기자 `한현우` 칼럼 - 꿈을 이루기 위한 충분조건 (119)

"꿈을 이루기 위한 충분조건"

돌이켜 보면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20년 전, 나는 장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라 무척 불안했던 것 같다. 물론 당시 내가 좋아하는 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즐겼다. 또 좋아하는 여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내 미래의 직업으로 삼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 장래 희망이 `음악 듣기` 또는 `책 읽기`, 그것도 아니면 `좋아하는 여자와 살기`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그 당시 "난 의사가 되겠어", "사법시험을 패스해 판사가 돼야지"라고 말하는 친구들을 보면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들 역시 의사(또는 판사)가 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오로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수능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가면 어릴 적 꿈이 이뤄진다? 미안하지만 그건 무척 막연하고 무책임한 기대일 뿐이다. 세상살이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꿈을 이룬다는 건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있으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올림픽공원 역에 닿는 일과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막연히 신문기자가 되고 싶어했다. 나의 중학교 생활기록부에도 `장래희망 : 언론인`이라고 써 있었다. 그건 정말 막연한 꿈이어서, 신문기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아마도 신문기자, 하면 떠오르는 역동적인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나 가늠해 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다. 그때의 나는 정말 너무나 모르는 것 투성이여서, 신문방송학과를 나오면 `기자 자격증` 같은 것을 주는 줄만 알았다. 어쨌든 나는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신문방송학과에서는 `기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게다가 신문방송학이란 학문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재미없는 공부였다. 실제 나중에 신문사에 취직해 보니 신문방송학과 출신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정치외교학과, 경제학과, 영어영문학과, 사회학과 출신이 더 많았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찾기 시작했다. 불행히도, 당시 대학 교육이란 것은 영어 원서를 강독하거나 국내외 이론을 습득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을 주로 이용했다.
그곳에서 저널리즘과 관련된 여러 가지 책들을 구해 읽었다. 그것은 포토 저널리즘이기도 했고 미디어 비평이기도 했으며 광고 관련 책자이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문학 작품들을 많이 읽었다. 이를테면 오늘은 서가의 어느 줄에 있는 시집 전부를 읽겠다고 마음먹고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시만 읽기도 했다. 실로 그것이 내겐 즐거운 공부였다. 그렇게 나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계속 키웠다.

1993년 12월, 나는 신문기자가 되었다. 내게도 무척 신기한 일이었다. 어떤 비법도 없이 어릴 적 꿈이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 상당 기간 나는 신문기자가 된 사실에 흥분해 있었고, 그보다도 오랫동안 어리둥절해했다.
신문기자가 된 뒤로 가끔 청소년들의 편지나 이메일을 받는다. 그 내용은 "어떻게 하면 신문기자가 되나요?" 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기자가 되는 법 같은 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기자가 되고 싶은가입니다."
`어떻게 하면 기자가 되나요?`라고 묻는 것은, 기자가 되는 법을 쉽게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위로하고 싶어서라고 짐작된다. 그래서 좀더 구체적이고 물적인 목표를 세우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자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그렇다면 꿈을 이루기 위한 충분조건은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끊임없이 간절히, 그리고 진심으로 원하고 노력하는 것`. 그러면 길은 저절로 찾아질 것이다. 이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무척 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도 나 자신, 쉽게 만드는 것도 나 자신이다. 그 꿈이 내가 진실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늘 즐겁고 쉬울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이 남들이 좋다고 하거나 누가 좋으니까 하라고 시키는 것이라면 매번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결국 꿈을 이루는 것은 내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남의 꿈, 남이 좋다는 꿈, 보기에 그럴싸한 꿈은 이루기가 너무 힘들다. 내가 진정 원하는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당장, 나의 진정한 꿈은 무엇인지 찾기 시작하라!
나는 신문기자이기 때문에 다른 꿈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말을 줄 수가 없다. 다만 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이 정도 조언을 해 줄 수 있다. `4년제 대학을 갈 만큼은 학교 공부를 할 것. 신문과 책을 많이 읽을 것"

목록보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URL 복사
이전글 인공위성 연구 대가 `최순달` 인터뷰
다음글 스턴트 연기자 `조주현` 인터뷰 - 몸은 힘들어도 자부심은 최고 (120)
씽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