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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화감독 `장진` 인터뷰 (149)

그는 아주 확실하고, 단호하다. 스물 아홉의 나이에 이미 많은 걸 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더 훌륭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다른 세계의 사람 같아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는 삶에 대해, 사람들에 대해 늘 애정을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세계와 소통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가지려고 하는, 스스로를 편집증적이라 부르는 사람, 장진을 대학로에서 만났다.

연극을 하게 된 동기 -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연극반에 들어갔죠. 고등학교 다니면서 음악을 할까, 연극을 할까 갈등을 많이 했어요. 나중에 먹고 살려고 연극을 선택한 건 아니었고, 그 당시에는 `놀이`였어요. 대단히 재미있었어요.

학창 시절 - 무척 가열찼고 편집증적이었어요. 삼성 라이온즈, 하덕규, 시인과 촌장, 이외수, 들국화 이런 것들에 대단히 심취했는데, 기질적으로 몰입하고 집중하는 게 있나 봐요. 진로 문제에 관한 걱정들도 많이 했는데, 한때의 결정이 일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참 두려웠어요. 음악을 할까, 연극을 할까도 갈등이 많았죠. 학원에선 어떻게 가르치나 궁금해서 학원에도 잠깐 다녀봤어요. 많은 걸 배웠다기보다는 가르치는 방식이 재미있고 시원하더군요. 혼자서 공부할 때는, 제 공부 방법이 좀 특이한데 눈으로 공부했어요. 수학 문제를 풀어도 볼펜을 안 쓰고 눈으로 풀었어요. 특이한 암산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손으로 써야 할 것을 혼자서 머리로 하는 것이죠. 하다가 헷갈리고, 그래서 시간도 오래 걸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객기였어요. 공부는 대단히 영리하게도 안 질려 가면서 했는데, 그래서 성적이 괜찮았던 것 같아요.

책에 관한 이야기 - 대학교 들어가서 거의 문자 중독증일 정도로 많이 읽었어요. 주로 우리 나라 작가의 글만 읽었죠. 인문, 사회과학도 읽고, 평론도 좋아하고 시, 소설도 좋아했어요. 재미보다는 쓴 사람의 색깔이 명확한 것을 좋아하죠. 인상적인 책은 황순원의 <소나기>와 박일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인데, 이인화, 성석제의 소설을 좋아하고 장정일의 문학도 좋아해요. 기형도는 추억하기 위해서 읽고, 80년대 이성복부터 해서 기형도까지 사람들의 시를 좋아하죠. 군 시절에 <소나기>를 읽으면서 밤새 펑펑 울었어요. "윤초시네 손녀딸은 앙증맞기도 하지, 그 어린 것이 죽었을 때 지가 입던 옷을 고스란히 입은 채 묻어 달라지." 그 다음에 소년이 문 닫는 걸로 끝나잖아요. 그 이후에 소년이 얼마나 슬플까? 소년은 어떡하라고, 왜 소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을까?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작품을 쓸 때 - 시놉시스(줄거리)는 정해놓지 않아요. 감이 따라가는 대로 쓰는 것이죠. 제 글을 보면 돌발적이고 돌출적인 사건과 의외의 대사들이 많죠. 줄거리를 만들어 놓고 가면 많이 부딪혀요. 거기서 못 헤어나오니까. 그래서 이미지만으로 글을 시작하죠. 영감의 원천은 사람이에요. 내가 지켜보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 관한 기억들이요. 그 동안의 작업들은 가벼웠던 것 같아요. `내 나이가 몇인데 깊이가 있겠냐. 인생이 그런 걸.` 하고 나이 핑계를 많이 댔어요. 서른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앞으로는 가볍지 않게, 삶을 좀더 진지하게 열심히 관찰하고 나 자신도 성찰하고 그래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을 좀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어요. 연극을 하나 해도 `아∼ 이런 연극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요.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삶의 원동력 - 일단은 해요. 무조건 해내려고 하는 거예요. `무대포 정신`도 좀 있고, 다분히 투쟁적이기도 하죠.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자, 해 버리자, 그래요. 무슨 일을 하든지 남들보다 게을러 본 적은 없어요. 정말 가열차게 해요. 매사에 목숨을 내놓고 하면 속이 편하죠. 이것 하다 죽자라고 생각하니까 그다지 겁나는 것도 없더라구요.

앞으로의 계획 - 좋은 작가, 좋은 연출가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그다지 생각하는 건 없어요. 뭔가 확실하게 잘 한다면 한 가지를 밀 텐데, 확실하게 잘 하는 게 없고, 아직까지는 상호 보조 체제예요. 글을 쓰면 연기나 연출에 도움이 되고, 연기를 하면 연출과 글 작업에 도움이 되죠. 제게는 사전적인 의미의 책상머리 공부는 죽어 버린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하는 건 너무 쉬워요. 그것이 어떻게 자기 것이 되고, 자기와 만나느냐 하는 것은 살면서 느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장진 : 1971년에 나다. 희곡작가, 연극배우, 연극연출가, 시나리오작가, 영화감독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영화 <기막힌 사내들>을 만들었고, <택시 드리벌>, <허탕>, <천호동구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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