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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인 `김용택` 이야기 -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152)

사람을 향한 산과 바다 같은 마음, 세계를 내 안에 다 품을 거대한 사람이 될 준비를 바로 지금, 열 일곱에 하라.

아이들아, 이제 십대인 내 아이들아. 인생에는 왕복 차표가 없느니라. 서울을 출발한 기차는 다시 서울로 돌아와 새 출발을 한다지만 우리네 인생은 한번 떠나면 다시는 어제로 돌아갈 수 없단다. 지금 이 시간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 이 더운 피. 그러나 십대에 자유롭고 싶어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다 보면, 스물이 되고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면 엄청난 굴레 속에서 구속을 받으며 살게 된단다. 십대의 이 끓는 더운 피는 낭비하고 허비하기 위한 쓸모없는 피가 아니고 스물, 서른, 마흔, 쉰에 이르러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만드는 준비과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더운 피로 삶을 준비하지 않으면, 열정이 쉽게 식어버리는 어른이 된단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그리고 살다가 죽는다. 누구나 죽는다는 이 엄연한 진실 앞에 아무도 자유로울 수는 없단다. 사람이 수백 년을 사는 것도 아니고 수천 년을 사는 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7,80 평생이다. 삶이,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고 하찮고 별볼일 없는지 아느냐. 도대체 그 짧은 몇십 년을 살면서 인생에서 무엇을 이룬단 말이냐. 그러나 다시 한번 삶의 길이를 들여다 보아라. 인생 7,80이 그리 짧지만은 않은 것이다. 아무 할 일 없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만큼 인생은 또 짧지만은 않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면서 할 일과 이룰 일이 너무나 많음을 깨달아야 한다. 몇십 년 동안 이 세상을 살면서, 또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음을 우린 알아야 한다. 그걸 일찍 알고 깨달은 사람만이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처한 현실에 최선을 다해 살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너희 눈으로 세상을 둘러보면 답답하고 갑갑하고 막막하고 꼼짝도 못하게 갇힌 것 같겠지만, 그러나 너희를 구속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자유란 싸워서 얻기도 하지만 어쩌면 늘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다. 그 있는 자유를 우린 모를 뿐이지. 지금의 현실이 갑갑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알에서 깨어나 날기 위한 고통이라고 여겨두렴. `날자. 날자. 날아보자.`가 아니라 `참자. 참자. 참아 보자.` 더 큰 자유를 향해 우린 지금 참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으니까. 지금 우리 열 일곱은 아직 차표를 살 수 없는 시기이다. 어디를 향해 갈 것인가, 그 곳이 어디인가, 그 곳에 가면 얼마나 인생이 자유로운가를 우린 아직 모르고 있다. 나는 스물 세 살에야 비로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났단다. 문학에 뜻을 둔 것이지. 코피가 나오게 공부를 했단다. 문학에 미쳐 지냈지. 인생에서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고, 대가 없는 고통은 없단다. 그것은 철칙이다. 나는 문학공부 13년 만에 세상에 내가 있다고, 내가 말을 하게 되었다. 13년을 오직 한 길만을 걸은 것이지. 그리고 세상에다가 내가 여기 살고 있다고 말을 했단 말이다.

나는 열 일곱 살 너희들에게 감히 말한다. 나는 스무 살이 부럽지도 않고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만약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내 스무 살 적처럼 열심히 살 것이다. 나는 스무 살 때 열심히 살았고 서른 살 때도, 마흔 살 때도, 쉰 두 살인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으므로 나는 지금이 좋다. 나는 언제나 지금이 좋았던 것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 처지를 탓하는 못난 행동을 삼가라. 그리고 생각하라. 한번 세상에 태어났으니 시시하고 째째하게 살 생각을 말아야지. 사람을 향한 산과 바다 같은 마음, 세계를 내 안에 다 품을 거대한 사람이 될 준비를 지금, 바로 열 일곱에 하라.

김용택(섬진강 시인, 섬진강 마안 분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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