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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대한민국 파일럿 정종헌님의 우공비는 겸손함과 솔직함이다!(756) | 15935 | 44 | |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 굉음과 함께 시뻘건 불꽃을 내뿜으며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영화 속 전투기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초등학생 꼬마 녀석에게는 너무나도 멋있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던가 봅니다. 그때부터 꼬마는 파일럿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꼬마는 빨간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대한민국 공군 전투 조종사가 됩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 정종헌입니다. 강릉에서 전투조종사 생활을 했고 이후 현재까지 경남 사천에서 학생조종사 교육을 담당하는 교관조종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조종사로서 “저 하늘이 나의 일터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가장 먼저, 가장 높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맞이하기도 하고 또 지는 해를 끝까지 배웅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둥근 무지개를 보기도 하고 구름바다 위로 썰매를 타고 다니기도 합니다. 별들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밤하늘에서 비행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요.
이렇듯 비행이라는 것은 황홀하고 멋진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번의 사고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불안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요. 따라서 조종사는 조종간을 잡을 때에는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조종사 저 혼자만 잘나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번의 비행을 위해서는 정비, 기상, 관제, 운항관리 등 많은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땀과 노력으로 철저하게 준비를 합니다. 겸손함이 없이 자만심이 가득하고 독단적인 조종사로부터 안전한 비행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그러한 조종사라면 비행계획 단계부터 팀워크를 해칠 수 있고 비행 중에도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물론 사람은 실수를 합니다. 전투기로 비행을 하다 보면 작전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게 되어 가끔 전투기 성능의 제한치를 초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엔 항공기 기체가 미세하게 손상되지는 않았는지 등 앞으로의 안전비행을 위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조종사가 상관에게 문책을 당하는 것이 싫어 제한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눈앞의 문책은 피하게 되겠지만 나중에 누군가가 그 전투기로 임무를 하다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솔직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 후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지요.
공부라는 것은 평생 계속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스트레스 팍팍 쌓이는 얘기지요. 저도 고등학생이었을 땐 대학 가면 마냥 놀 줄 알았고, 대학생 땐 군대에는 시험 같은 건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학생조종사일 땐 교관조종사가 되면 공부에 대한 부담 없이 살아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니더군요. 아직까지도 교육과 평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종간을 잡고 있는 한 계속되겠지요.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겸손함부터 가르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겸손함을 가진 아이는 집중도가 높고 비단 수업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다수의 교육 전문가들이 겸손한 자세로 공부하라고 벌써 여러 번 언급했더군요.
그리고 솔직해야 합니다. 학력수준이 남들보다 낮다고 부끄러워하며 자신의 실력을 속일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를 솔직하고 냉정하게 평가하여 자신에게 맞는 수준과 방법으로 공부하면 되니까요. 모른다는 것은 단지 부끄러운 것일지 모르지만 아는 척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공부를 할 때는 자기 자신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공부를 하여 성공한 후에는 겸손하고 솔직해야만이 그만한 대우를 받습니다. 사실 공부라는 작은 범위에서뿐만이 아니라 겸손과 솔직함의 미덕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거에요. 그래서 전 여러분에게 바랍니다. 겸손함과 솔직함을 가지길.
사실 여러분에게 이 글을 통해 공부하는 비법을 알린다기보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제가 소소하게 느낀 점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이제 곧 새학기가 시작되는데요. 알차고 보람된 시간 보내고 여러분의 꿈과 목표에 성큼 다가가길 바랍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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