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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제목 | 조회 |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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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증권맨 정재호님의 우공비는 재미와 끈기다.(757) | 16610 | 25 |
미국드라마 24의 주인공 잭바워는 CTU (Counter Terrorist Unit) 의 소속으로 종횡무진 테러범을 소탕하고 부패한 정치인들로부터 미국을 구해냅니다. 잭이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의 사진을 본부로 전송하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분석하여 그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잭은 여지없이 그들을 물리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UBS 증권에서 검은 돈(Black Money)의 흐름을 차단하는 자금세탁방지(AML : Anti-Money Laundering)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UBS는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외국계 금융회사로서 흔히들 스위스 은행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UBS는 오랜 세월동안 전세계를 연결하는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해외의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을 도울뿐만 아니라 한국의 투자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업무는 기업인수나 합병, 채권발행, 주식상장, 주식매매등으로 하루에도 수천억원에서 때로는 수조원의 돈이 오고 가는 크고 작은 딜이 벌어집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24의 잭바워의 얘기처럼 UBS같은 글로벌 금융기업은 테러범들이나 부패한 정치인들이 돈세탁을 위한 타깃으로 여겨 지기도 합니다. 저의 업무는 이러한 위험한 투자자들을 가려내어 거래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영어에 능통해야 하지만 반드시 모두가 native speaker 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영어라는 도구를 통해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외고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선생님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었고 대학 때는 방학이 되면 홍콩에서 사업하시는 삼촌 회사에서 일도 배우면서 현지인들과 함께 생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좀더 쉽게 외국계 회사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학생때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그보다 항상 친구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노력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고 덕분에 학급 반장이나 전교 학생회장 같은 감투를 늘 쓰고 다녔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사회에 나와서도 리더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력고사가 수능시험으로 대체된 첫번째 세대이면서 또한 본고사의 부활까지 경험한 세대입니다. 또한 15등급의 비교 내신제 속에서 날고 뛰는 외고 동기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처음 도입된 입시제도에서 살아 남기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IMF의 구제금융 여파로 취업은 하늘에 별따기여서 친구들끼리는 우리를 저주 받은 세대라고 자조 섞인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오면 물론 좋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요?!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하겠지만 계속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면 최소한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세계를 무대로 뛰는 여러분의 늠름한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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