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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사들의 성공 비법 스토리 나의 우공비를 공개합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그리고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었던 비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지금 그들만의 특별한 우공비가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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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알라딘 인문MD 박태근님의 나바힘은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이야기` 이다.(116) 10538 20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태근MD(merchandiser의 약자)입니다. 여러분은 책을 주로 어디에서 구매하시나요? 아마 동네 서점 못지않게 온라인 서점도 자주 이용하실 텐데요, 오프라인 서점처럼 눈을 마주치며 책을 찾아주거나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온라인서점도 저희만의 방식으로 여러분에게 말을 건네고 책을 소개한답니다.

 

서점MD는 독자에게 권할 책을 고르고, 그 책을 어떻게 하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소개할까 고민하고, 독자가 그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살피는 일을 하는데요, 여러분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책 뒤에 숨어서 이 책은 이래서 좋고, 또 이 책은 이 부분이 재미나다며 속삭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서점MD로 일하기 전에는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였는데요. 똑같이 책을 다루는 일이지만 저자와 독자 사이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와 출판사와 독자 사이에서 책을 전하는 서점MD는 하는 일이 많이 다르답니다. 편집자가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서점MD는 그렇게 만들어진 좋은 책을 더 많은 이가 읽을 수 있도록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그 책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서 책의 매력을 잘 담아낸 카피를 만들기도 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멋진 사진과 함께 책 속의 재미난 글을 엮어 소개하기도 하고, 책을 받아볼 독자가 즐거워할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책이 점점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책을 읽은 독자의 반응이 돌아오는 게 MD로서 가장 신나는 일이랍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서점MD는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거나 책에 대한 소개 글을 쓰는 일만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책을 파는 일은 그것보다 훨씬 복잡하답니다.

보통 한 사람의 MD가 두세 가지 분야를 담당하는데요, 저는 인문MD라 불리지만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모두 맡고 있어요. MD는 매일매일 출근을 하자마자 자기 분야에서 어제 어떤 책이 많이 팔렸는지 확인을 하고, 모자란 책이 없는지 살펴 출판사에 필요한 책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독자가 잘 보이는 위치로 사이트 곳곳에 배치하고, 독자에게 책을 추천하기 위해 이슈나 키워드에 맞는 책들을 서로 엮는 작업도 하지요. 출판사에서는 새 책이 나오면 서점을 방문하여 저희에게 책의 내용과 장점을 설명해주는데요, 이를 잘 듣고 이 책이 얼마나 판매될지 예상하여 주문과 판매 계획을 세우고, 그 책에 맞는 이벤트를 생각해 출판사에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루에 열 곳이 넘는 출판사를 만나다 보니 모든 책을 살피기보다는 살펴야 할 책이 무엇인지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을 해야 하지요. 그래서 MD는 경력이 쌓이다보면 자연스레 책을 보는 눈이 매섭게 바뀌게 됩니다. 물론 경력이 쌓여도 책의 트렌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피하기 위해서는 출판사와 독자 그리고 시장 상황을 늘 주시하며 이해를 높이고 감각을 유지해야 하지요.


정리하자면 서점MD는 책의 내용뿐 아니라 책을 둘러싼 여러 숫자까지 두루 살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책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책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지금 제 집에 있는 책만 해도 대략 15,000권 정도랍니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부터 책이 많았던 건 아니에요. 돌아보면 저는 그 때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읽은 책을 친구들에게 말하는 일을 즐겼던 것 같아요. 말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제가 아는 것 제가 느낀 것을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그 친구들이 같은 걸 알게 되거나 같은 책에 대해서도 나와 다른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해주면 무척 기뻤거든요. 물론 가끔은 다 읽지 않은 책을 권하기도 했는데, 그럴 때에도 친구들은 이상하리만치 제가 마치 그 책을 다 읽고 말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종종 오해가 생기기도 했고요.

 

서점MD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때가 많은데, 제가 맡은 인문 분야만 해도 하루에 수십 종의 새 책이 나옵니다. 수십 종이 되는 그 모든 책을 꼼꼼히 읽고 검토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니까, 사실 책에 관한 여러 정보와 비슷한 책을 다뤄본 경험, 그리고 가능한 시간 내에서 골라 읽은 부분을 바탕으로 이 책이 얼마나 좋은 책인지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면 늘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 좀 더 나은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실수를 할 때면 어릴 때 제 말에 속았던 친구들이 떠올라 흠칫 놀라기도 한답니다. 지금은 경력이 쌓여서 실수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항상 신중하고 날카롭게 책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부터 서점MD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서점MD는 생긴 지 오래된 직업이 아니고, 그렇게 숫자가 많은 직업도 아니라서, 서점MD라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진로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 준비를 잘 한다고 해도 기회가 자주 오지도 않지요. 저는 책의 내용을 읽는 일도 즐겁지만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서 편집자란 직업을 먼저 알게 되었고요, 그러다가 책이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되는지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점MD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내가 좋아하는 어떤 분야에 대한 것을 깊고 넓게 알고 싶은 마음은 여러분도 가져보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잘하는 방법과 기술은 배우고 익힐 수 있지만,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누가 여러분에게 억지로 무언가를 좋아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쳐다보기 싫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결을 ‘취향’이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이 마음을 잘 가꾸고 보살피는 게 꿈을 위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생각해요. 누구도 만들어 줄 수 없는 귀한 마음이니까요.

 

대개 부모님들은 여러분이 부족한 부분 없이 모든 영역에서 고루 잘하길 바라시죠. 그런데 한 사람이 대다수 교과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정답이 정해진 시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요? 학교에서 벗어난 여러분의 인생은 균형 잡힌 시간표처럼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이루어지지 않고, 시험처럼 정답이 주어지지도 않죠. 오히려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중심으로 걸어가게 되잖아요. 

여러분의 부모님이 어렸을 때부터 훌륭한 역할 모델로 제시하는 위인들을 보세요. 대부분 여러 영역을 골고루 잘한 이들이라기 보다 한두 가지 영역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 이들이 많습니다. 저는 우리가 아는 많은 위인들을 요즘 말로 표현하면 ‘덕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세계의 끝까지 가보려 노력한 사람들이지요.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사는 세상보다는 각자 자기 색깔을 펼치며 서로의 모습에서 새로운 걸 배우고 느끼는 세상이 훨씬 즐겁고 신나지 않을까 싶어요. 참, 그런데 우리보다 앞서 이런 삶을 살아간 이들을 가장 쉽게, 가장 실감나게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일까요? 맞습니다. 바로 책이죠. 어쩌면 제가 책과 만나 지금까지 책으로 둘러싼 세상에서 일을 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책 자체라기보다는 책에 담긴 그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대신 보여주고, 또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겪은 경험과 지혜를 보여주니까요. 여러분도 꼭 책 속에서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추천하자면 여러분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기억하고, 가능하면 기록하기를 바랍니다. 그게 곧 여러분의 삶이 될 테고, 누군가에게 또 책으로 전달될 여러분 각자의 색깔일 테니까요. 혹 여러분이 그런 색깔을 찾아 책을 쓴다면, 제가 꼭 열심히 찾아 읽고 많은 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할 거라 약속할게요^_^

 

 

 

[추가 인터뷰]

Q1. 온라인서점 MD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오프라인 서점 MD와의 차이점을 이야기해주세요!

서점MD의 장점은 새로운 책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직업을 떠나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죠. 더불어 책의 내용과 가치가 실제 독자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도 재미난 일입니다.


단점은 너무 많은 책을 다뤄야 해서 막상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데요. 출판사가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 수백 통의 메일을 보내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고 해결하는 데에도 업무 시간이 모자라거든요. 제대로 읽지 못한 책을 소개하면 여러모로 아쉽기도 하지만, 제가 읽는 일 못지않게 다른 독자가 읽는 일도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이곤 한답니다.


온라인서점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오프라인서점보다 독자를 직접 마주할 기회가 적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요즘에는 SNS를 이용해 수시로 많은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데다 저자 강연회 등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직접 만날 기회를 만들 수도 있어서, 이런 부분에서는 이전에 비해 온라인서점과 오프라인서점의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Q2. 좋은 책을 고르는 MD님만의 노하우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역시 자기 취향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책이란 있을 수 없고, 누군가 좋은 책이라 했다고 해서 꼭 그 책이 나에게 좋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분야나 마음이 맞는 작가를 만난다면 그 분야와 그 작가의 책을 집중해서 읽어보기 바랍니다. 하나의 작가와 분야를 스치듯 지나치는 게 아니라 여러 책을 통해 깊이 있게 경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의 책을 보는 눈도 성장하게 됩니다.  


책을 읽고 고르는 힘은 당연히 다독에서 나오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다독은 그저 많은 책을 읽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 책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깊이 만나는 걸 뜻한답니다. 자기에게 맞는 좋은 책을 고르는 힘을 쌓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런 힘을 쌓고 나면 자기와 맞지 않는 책을 걸러낼 수 있어 괜한 시간과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되겠지요.

 

 

Q3. MD님께서 읽으신 인문 도서 중에 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도서가 있으면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점MD이니만큼 여러분이 더 넓은 책의 세계를 항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고 싶네요. 우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청춘의 독서>를 권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젊은 시절에 만난 책을 전하며 그 시절 그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 생각이 이후 삶과 오늘 자신의 모습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들려주는 내용입니다. 젊은 시절 뜨겁게 읽은 책을 시간이 지난 후 차분하게 돌아보는 저자의 시선이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게 될 독서와 그 독서가 여러분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함께 권하는 책은 프랑스의 인문학자 에밀 파게가 쓴 독서법의 고전 <단단한 독서>인데, 이 책은 느리게 읽기와 거듭 읽기를 강조합니다. 느리게 읽기는 책을 읽으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을, 거듭 읽기는 더 깊이 그래서 더 즐겁게 독서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 외에도 생각을 담은 책을 읽는 방법, 감정을 담은 책을 읽는 방법처럼 여러 방식의 책을 읽는 방법도 함께 전해주어 여러분이 독서 인생을 만들어 가는 데 지도와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미니이벤트 당첨자 발표>

댓글을 정성껏 작성해주신 hhk628, luckygirl 님이 선정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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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heon1*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16-12-20
mingyu032* ㅎㅎㅎㅎㅎ 2016-10-07
mingyu032* 우왕 대단해여! 2016-10-07
baek50* 감사합니다 2016-10-03
baek50*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6-09-26
ans01071* ㅎㅎㅎㅎㅎㅎㅎㅎ 2016-09-21
didtkddhr1* 감사합니다 2016-09-03
woo071* 감사합니다 2016-09-03
je1122* 감사합니다 2016-08-31
okinyoun* 감사합니다ㅎ! 201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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