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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힘 캠페인

유명인사들의 성공 비법 스토리 나의 우공비를 공개합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그리고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었던 비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지금 그들만의 특별한 우공비가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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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한국어 강사 김현경님의 나바힘은 걱정하지마, 처음엔 누구나 다 어려워이다.(137) 8934 33

 

 

 

 


  처음 ‘나바힘’ 원고를 부탁 받고 이렇게 쓰기 시작하는 데까지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글은 벌써 세 번째 새로 쓰는 글이네요. 저는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시작이 더디죠. 막상 시작하면 어떻게든 진행이 된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선뜻 시작하게 되지 않습니다. 실수할까 봐, 잘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이런 모습이 오늘도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걱정하지마, 처음엔 누구나 다 어려워.” 이렇게 다독여봅니다. 처음 만나는 일 앞에서는 누구나 고민하고, 어렵고, 실수를 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걸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는 주문 같은 거지요. 이렇게 나라는 존재는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채, 완성을 향한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입니다.


  2003년 서울대학교 한국어 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서류심사에 통과하고 공개강의를 준비해야 했는데, 그 시절엔 파워포인트나 동영상 같은 자료를 생각할 수 없던 때라 어떤 자료를 만들고 이용해야 할지 고민만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공개 강의를 이틀 앞둔 어느 날, 일단 무슨 자료든 모아 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집을 나섰습니다.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비디오 가게를 돌면서 필요 없어진 영화 포스터를 달라고 했지요. 그렇게 얻어온 여러 장의 포스터 중에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하면서도 문법 설명에 적절한 포스터를 고르려고 애썼습니다. 그리고 수업할 때 예상되는 여러 질문과 답을 준비했지요.


  공개강의는 생각보다 더 긴장됐고 돌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무사히 공개 강의를 마쳤고, 지금의 자리에 섰습니다. 준비까지 모든 과정은 고민도 많았고 너무 어려웠지요. 당연히 처음이니까 어려울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용기를 내서 무언가 행동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접하는 언어, 처음 접하는 문화권의 학생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정말 어쩔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거듭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 겪는 모든 상황에 두려워한다면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겠죠.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그래도 서로를 아는데 도움을 주었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 이건 왜 달라요?”

 

  강의를 하다 보면 한국사람들도 왜인지 모르는 정말 무수히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선생님, ‘전체, 전부, 다’ 뭐가 달라요?”, “ ‘~은/는, ~이/가’ 어떻게 달라요?”, “’배고파서 밥을 먹자.’라고 하면 왜 안 돼요?”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1~2년 동안은 사전과 문법책을 끼고 살았던 것 같아요. 교재에 나오는 모든 단어 설명을 메모해서 갔고 수업 시간에 나올지 모를 예상 단어의 설명도 준비해 갔습니다. 하지만 늘 새롭고 신선한 질문들이 쏟아졌어요. 내가 오랫동안 사용해서 잘 알고 있는 단어와 문법인데도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제가 찾은 방법은 광범위한 어떤 논리적 대답을 해주는 것보다 범위를 좁혀 차이가 확실히 구별되는 문장을 비교하며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나는 한국사람이니 쉽지만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낯선 언어이기에 그들의 입장에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매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말하면 한국 사람이 못 알아 들어요.”

 

  한국어 강사는 주로 교포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말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한국말로 의사소통 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도록 언어를 가르치려고 하는데,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과 실제 현실에서의 사정이 다른 것들이 많아 가르치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실 일상에서는 ‘~구, ~같애, 니가’ 같은 말을 주로 쓰게 되고, ‘~고, ~같아, 네가’라고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죠. 저도 처음 수업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틀리게 말할 때가 많아서 일상생활에서도 바른 말을 쓰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처음 인사하는 사람들은 저보고 왠지 아나운서처럼 말한다고들 하더라고요. 어쨌든 학교에서 틀린 걸 가르칠 순 없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을 무시할 수도 없어서 수업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을 함께 알려 주기도 한답니다.

 

 

 

   “선생님, 죄송해요. 이 과자는 우리가 먹을 수 없는 거예요.”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는데요, 특히 이슬람 문화권이 그렇습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해서 제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나라가 이슬람 문화권이었어요. 무슬림들이 돼지 고기와 술을 먹지 못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돼지 고기나 술이 포함된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를 저는 알지 못했거든요. 이런 것들은 각종 과자, 라면 수프, 케이크 등 모든 곳에 너무도 많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무심코 건넨 과자를 학생들은 미안해하며 거절했고, 그럴 때면 내가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했습니다. 오히려 내가 더 미안했는데 말이죠. 그 이후에는 과자 하나를 살 때도 살펴서 사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결국 2010년에는 1년 휴가를 얻어서 세계 여행을 시도했어요. 물론 계획과 달리 5개월의 짧은 여행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나머지는 또 언젠가 채우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외국을 여행하면 정말 어리바리해집니다. 외국에서 하는 것들은 거의 내가 처음 해보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여러 문제도 많이 생기지만, 때로는 그런 문제들이 특별한 인연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독일에서는 벤치에 멍하니 앉아있다 이야기를 나누게 된 한 아주머니와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답니다.

 

 

 

  처음 시작하는 것은 누구나 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누구나 처음에는 다 어렵습니다. 남들이라고 나보다 처음부터 더 잘하는 건 아니에요. 공부도, 낯선 공식도, 새로운 언어도, 새로운 지식도 처음에는 낯설고 다가가기 조금 힘들겠지만 한번 용기를 내보세요. 막상 용기내보면 어떤 일이든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생각보다 더 특별한 결과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아직도 무언가 망설이고만 있다면 고민하는 자신을 책망하기 보다 스스로에게 따뜻하게 말해보세요. “걱정하지마, 처음엔 누구나 다 어려워.” 그러면 한걸음 나아갈 용기가 생길 거예요.

 

 

 

 

 

 

 

댓글 쓰기등록

jiminlee123* 아주 조아요. 2017-09-15
tjdud200*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7-03-11
ranlee7*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7-03-06
mingyu032* 항상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16-10-07
baek50*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6-09-26
ans01071*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6-09-21
woo071* 감사합니다 2016-09-03
ljh762* 고맙습니다 2016-08-04
lky767* 고맙습니다 2016-08-04
didtkddhr2* 감사합니다
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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